2024년은 의도적으로 기본을 다잡으려 했던 해다.
학부 내내 독학으로 버텨왔다. 공개 강의, 스택오버플로우, 유튜브, 구글링. 누가 떠먹여주는 거 없이 왠만한 기술은 혼자 공부해왔고, 그게 나름 자부심이기도 했다.
근데 솔직하게 말하면, 그렇게 쌓은 지식엔 구멍이 있었다. A에서 Z까지 체계적으로 쌓은 게 아니라 필요한 것만 뽑아서 익힌 거라, 어느 순간 "나 이걸 제대로 알고 있나?" 싶은 순간들이 있었거든. iOS가 특히 그랬다.
왜 새싹이었냐면
부트캠프 문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다. 취업을 위해 개발을 배우는 방식, 커리큘럼대로 따라가면서 찍어내는 방식이 맞지 않았고, 그런 환경에서 같이 공부하고 싶지도 않았다.
근데 새싹은 좀 달랐다. Apple이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이고, iOS를 A-Z로 다루면서 네트워킹도 할 수 있는 구조. 혼자 독학하면서 놓쳤던 부분들을 체계적으로 채울 수 있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진지하게 iOS를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지방 대학 보조강사
24년 여름엔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공과대학교에서 SwiftUI, Apple Vision Pro 강의 보조를 했다. 주 2회 출장을 다니는 방식이었는데, 이동 자체가 꽤 힘들었다.
근데 막상 현장에서 학생들이랑 이야기하고,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진로 고민을 들어주는 게 생각보다 재밌었다. 내가 모르는 걸 가르칠 순 없는데, 가르치려다 보면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더 명확하게 보이기도 하거든.
Vision Pro 제안
강의가 끝날 무렵 정식 강사 제안이 왔다. 솔직히 많이 고민했다.
학부 때 유니티로 게임 클라이언트 만들었고, 딥러닝 3D Vision 연구실 경험도 있고, iOS 개발도 해왔는데 — Vision Pro는 그 모든 경험이 집약된 디바이스다. 엔지니어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포지션이었다.
개인적으로 지금 업계를 보면, 대규모 트래픽 대응 같은 기술적 도전은 이미 많이 성숙했고 대부분의 서비스는 CRUD의 반복이다. 모바일 시장도 포화 상태라고 느끼고. 그런 의미에서 Vision Pro 같은 새로운 폼팩터가 진짜 혁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거절했다.
지금 교육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면 나중에 현업으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컸다. 아직 하고 싶은 것들이 현업에 많이 남아있고, 교육은 더 충분히 경험을 쌓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
2024년이 남긴 것
기본을 다시 다진 해,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좀 더 선명해진 해. 그리고 가르친다는 게 어떤 건지 조금 맛본 해.